막걸리 이야기
막걸리가 막연히 저가의 술, 저품질의 술이란 인식으로 국외로의 수출은 지금에 비할 바도 없었던 1990년대에 막걸리의 가치를 알고 고급화와 더불어 국외수출에 물꼬를 튼 기업이 있다. 바로 DMZ가 주는 천혜의 자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 철원에 있는 ㈜초가가 그런 곳이다. 저급주란 인식으로 수입 밀 등으로 막걸리를 빚던 시절, 좋은 원료만 고집하며, 유리병을 사용한 막걸리를 일본에 수출함으로써 일본 내 막걸리 붐을 일으키는 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양조장이라 할 수 있겠다. 초가 우리쌀 막걸리는 이러한 오랜 신념과 원칙에 따라 철원의 유명 대표 쌀인 오대미를 100%로 사용하여 병에 넣은 제품이다.
프리미엄 막걸리의 첫 잔은 청주로 즐겨보기
옅은 멜론의 색을 가지고 있는 초가 우리쌀 막걸리의 윗술은 개봉과 동시에 감귤향까지 섞인 과실향이 부드럽게 다가온다. 아마도 막걸리 중에서 제일 과실 향이 풍부한 막걸리가 아닌가 싶다. 입안에 머금었을 때 달콤한 맛이 밀려오다 이내 약한 쓴맛이 따라오더니, 곧이어 나타나는 신맛이 이 술에 대한 첫 느낌을 강하게 남긴다.한번 흔들어 주고 따라진 아래술은 포근한 쌀의 느낌과 진한 새콤함으로 치장된 맛으로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. 한 모금 머금은 순간 새콤함과 쌉싸래함이 뚜렷이 느껴지며, 마지막에는 살짝 알코올의 쓴맛, 이내 신맛이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준다. 자극적인 탄산 없이 넘어가는 매끄러운 목 넘김이 편안함을 가져다준다.
식중주보다는 식전주, 청량감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는 술
작은 300mL의 병에서 알 수 있듯이, 이 술은 일반적인 막걸리와는 달리 청량감과 시원함으로만 마시는 막걸리가 아니다. 오히려 식중주 보다는 속과 위를 편안히 해 주며 향을 즐길 수 있는 식전주로 잘 어울릴 듯하고, 동시에 입안을 깔끔하게 끝내줄 막 잔의 막걸리로서의 기능도 훌륭히 소화해 낼 수 있다. 자극이 적은 부드럽고 상큼한 막걸리인 만큼, 너무 기름진 음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, 생선회, 나물류와도 잘 어울릴 수 있다고 본다. 소량인 만큼, 마실 때는 작은 사기 잔이 이 막걸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.
색동옷을 입은 아담한 여인으로 느껴지는 막걸리
300mL의 작은 유리병, 빨강과 노랑의 조화와 과실의 새콤함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가진 초가 우리 쌀 막걸리의 모습은 사람으로 비유하면 색동옷을 입은 아담한 여인이 아닐까 한다.
거친듯한 힘있는 모습보다는 부드러운 여인의 모습의 초가 우리쌀막걸리, 오늘 밤 초가 우리쌀막걸리 한잔에 상큼한 요리를 곁들여 깔끔하게 하루를 마무리해 보는 것은 어떨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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